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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09:10:06
[이달의 연구자] 김학성 교수(기계공학부) - 테라헤르츠의 상용화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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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3테라헤르츠 사이의 주파수를 가진 전자파, 테라헤르츠(Terahertz)파. 1초에 1조(테라) 번 진동할 때 주파수는 1테라헤르츠다. 주파수가 적외선과 마이크로파 사이에 있는 테라헤르츠파는 금속이 아닌 모든 물질을 다 투과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기존에 쓰이는 엑스선 기술과 유사하지만 유해성이 훨씬 낮다. 약하지만 인체에 손상을 주는 엑스선과 달리 테라헤르츠파는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이 덕에 의료계 등지에서 테라헤르츠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학성 교수(기계공학부)는 테라헤르츠의 상용화를 위해 5년 넘게 연구를 이어왔다. 일반인에겐 아직 생소한 테라헤르츠 기술 연구에 대해 김 교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세계를 이끌 10대 기술, 테라헤르츠

     
    “몇년 전,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는 테라헤르츠 기술이 세계를 선도하리라 말했어요. 물질을 투과하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특성을 눈여겨 보다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테라헤르츠 기술 연구를 위해 물리와 전자를 다시 공부해야 했다. 연구를 거듭하며 김 교수는 테라헤르츠파를 어떻게 기술로 응용할지 방법을 찾았다.
     

    ▲지난달 25일, 김학성 교수(기계공학부)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나 테라헤르츠 기술에 대한 그간의 연구결과를 들었다.


    방사선이 방출되는 엑스레이나 자기공명단층촬영(MRI)과 달리, 테라헤르츠 기술은 무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세계가 엑스레이의 대체재로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테라헤르츠파는 발생시키기가 어렵다. 과거에는 30억에 달하는 비싼 장비로 발생시켜야만 했다. 최근에는 가격을 점점 낮추는 연구가 진행되지만 대부분 테라헤르츠파를 얻는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아쉬움을 느낀 김 교수는 테라헤르츠의 상용화에 집중했다.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용접선’
     

    김 교수의 연구 결과, 테라헤르츠파를 통해 "사출성형 제품"의 용접선을 검출할 수 있다. 사출성형(injection molding)은 플라스틱을 가공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다. 모형틀에 녹은 플라스틱을 부은 후 굳히는 기술로 대량생산이 이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 생산과정에서 종종 ‘용접선’이 생긴다. 용접선은 용접 한 곳에 생기는 줄이다. 사출성형 과정에서 녹은 플라스틱이 균일하게 퍼지지 않을 때 용접선이 발생한다. 다음은 김 교수의 설명. “자동차 부품처럼 하중을 많이 받는 제품은 용접선이 생기면 안돼요.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깨지기 쉽죠.”
     
    하중을 많이 받는 제품들은 이를 견디게끔 플라스틱 안에 유리섬유가 섞여 들어간다. 하지만 용접선이 생기면 무용지물이다. 유리섬유가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설 방향을 잃기 때문이다. 용접선의 위치와 무게를 많이 받는 곳이 겹치지 않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디에 용접선이 생길지는 예측불가다. 김 교수는 이 문제를 테라헤르츠 기술이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출성형 제품에 테라헤르츠파를 쏘면, 섬유의 방향을 알 수 있어요. 섬유 방향에 따라 테라헤르츠파의 속도가 느려지거나 빨라집니다. 이 속도차로 용접선을 검출할 수 있는거죠.”
     
    용접선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스캐닝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테라헤르츠 스캐너 장비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테라헤르츠 스캐너가 빠른 속도로 스캔을 할 수 있도록 김 교수는 금속코팅 된 거울을 붙였다. 테라헤르츠파를 금속코팅 된 ‘갈바노 거울’에 쏘면 반사되면서 사출성형 제품 전면을 10초안에 스캔한다. 완전한 상용화를 위해 연구한 이 장비는 호평을 받았다.
     

    ▲ 테라헤르츠를 통해 사출성형 제품을 스캔하는 스캐너 장비. "G1"이라고 표시된 장비가 테라헤르츠를 반사시키는 "갈바노 거울"이다. 이 거울은 스캐닝 시간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김학성 교수의 ‘다기능성복합재료연구실’(MCDM LAB)

     
    물리와 전자책을 훑으며 다시 공부해야 했던 김 교수. 그와 테라헤르츠는 만난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저는 기계과라서 다른 학문을 다루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학문을 융합했을 때 그 경계에서 새로운 발견이 항상 나타나요. 테라헤르츠도 물리, 전자, 기계의 합작이라서 재밌었죠.” 그는 기계공학을 기반으로 두고 여러 분야로 확장시키는 것이 목표라 말했다.
     
    학생들에게도 아낌없는 사랑을 보냈다. “연구는 재미가 있어야 해요. 저는 항상 왜 해야 하는지 설명을 곁들어서 연구를 진행해요. 이번 테라헤르츠 연구도 아무도 안 하겠다고 했지만, 전세계 처음으로 하는 연구라고 설명하니 자부심을 갖고 매진하더라고요.” 항상 학생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연구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 김 교수. ‘다기능성복합재료연구실’이라는 연구실 명칭은 하고 싶은 연구를 이어가자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 함께한 오경환(기계공학부 석사과정) 씨와 김학성 교수가 연구실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유혜정 기자
                haejy95@hanyang.ac.kr
    사진/최민주 기자        lovelymin32@hanyang.ac.kr 

     

     

    원문링크 http://www.hanyang.ac.kr/surl/Fu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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